1. 언어학적 비유: 피진(Pidgin)과 크리올(Creole)
피진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거래를 위해 즉석에서 만든 임시 언어입니다. 문법은 단순하며 오직 기능에만 집중합니다. 반면, 피진을 모국어로 사용하는 세대가 나타나면 이는 복잡한 문법과 문학적 표현을 갖춘 ‘크리올’로 진화합니다. 저자는 이 개념을 프로그래밍 프레임워크에 대입합니다. Rails나 React는 이미 AI에게 크리올과 같습니다. 방대한 학습 데이터를 통해 AI는 이 언어들의 관용구와 패턴을 완벽히 이해하는 ‘원어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숙련된 목수가 손때 묻은 지그(jig)를 사용하여 완벽한 가구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2. 프레임워크의 본질: 공유된 어휘
AI가 모든 코드를 작성할 수 있다면 프레임워크가 왜 필요할까요? 저자는 프레임워크가 단순한 코드 뭉치가 아니라 ‘공유된 어휘’라고 답합니다. ‘ActiveRecord’나 ‘Component’라는 단어 하나로 개발자와 AI는 복잡한 개념과 구조를 즉각적으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프레임워크가 없다면 우리는 매번 HTTP 요청 처리 방식부터 데이터 구조까지 장황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즉, 프레임워크는 의사소통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추상화 계층이며, 미래의 자신이나 동료와 대화하기 위한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3. 피진 프레임워크의 도전 과제
문제는 AI가 학습하지 못한 사내 내부 프레임워크나 신생 도구들을 사용할 때 발생합니다. 이는 AI에게 ‘피진’ 상황입니다. 개발자는 매 대화마다 프레임워크의 규칙과 구조를 AI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이는 매우 비효율적이며, 이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숙련된 개발자는 Rails와 같은 크리올을 사용하여 AI와 고차원적인 대화를 나누는 반면, 초보자는 기초적인 구현을 위해 AI와 씨름하며 ‘피진’ 수준의 불안정한 코드를 생성하게 되는 기술적 격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4. VSM: AI 친화적 프레임워크의 실험
저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Ruby 기반의 VSM(Viable System Model)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프레임워크의 핵심 목표는 AI에게 자신을 설명하기 쉬운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 vsm new: 프로젝트 템플릿과 기본 파일을 즉시 생성하여 AI가 문맥을 파악하기 쉽게 합니다.
- MCP 서버 통합: 기존 도구들을 AI 에이전트와 즉각적으로 연결하여 기능을 확장합니다.
- 메타 성찰(Meta-introspection): Ruby의 강력한 특징인 ‘코드가 코드 자신에게 질문하는 능력’을 활용합니다. 에이전트는 자신의 메서드, 인자, 목적을 스스로 파악하고 이를 AI에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5. 미래의 프레임워크: 능동적인 대화 상대
앞으로의 프레임워크는 단순히 수동적인 라이브러리에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프레임워크 자체가 AI에게 자신의 관용구를 가르치고, 번역가 역할을 수행하며, 대화에 참여하는 능동적인 존재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현재 구축하는 코드 패턴은 미래의 AI가 사고하는 방식인 ‘모국어’가 될 것이며, 따라서 우리는 AI와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프레임워크를 설계해야 합니다. 결국 프레임워크는 확률 분포(AI)에게 말을 거는 가장 정교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